음악을 이야기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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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젊은이들의 아지트였던 추억의 음악다방!! 어두컴컴한 음악다방! 그곳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음악을 통해 소통하곤 하였다. 누군가에겐 가슴 저미도록 아름다운 추억이, 누군가에겐 마음의 위로되고 희망의 불꽃을 다시 되살리던 용기의 메시지, 그리고 또 누군가에겐 마음을 이어주는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주던 음악다방. 작은 메모지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 내려간 사연은 다방 한편에 있는 DJ박스의 조그마한 구멍으로 건네지고, 뮤직박스 안의 굵은 톤의 멋쟁이 DJ는 선반에 빽빽이 꽂힌 LP판을 골라 전축 위에 올린 뒤 달콤한 목소리로 사연을 읽어 내려가곤 하였다. 그리고 사람들은 DJ가 전해주는 사연을 듣고 음악을 들으며 저마다의 추억과 감상에 젖어들곤 했다.

 

그때는 그곳이 하나의 낭만이었고 멋이었고 아픈 젊음을 위로하던 커다란 문화의 중심축이었다. 그 이후 음악다방은 기억조차 희미한 추억의 공간이 되었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후 추억을 되살리는 복고문화가 새로운 문화 트랜드로 떠오르고 LP 사운드가 새롭게 감성적인 음질로 재조명받기 시작하면서 최근 들어 그 시절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LP카페들이 대한민국 곳곳에 생겨났다.

그러나 대부분의 LP카페들은 그저 손님 신청곡을 LP로 틀어줄 뿐, 신청곡이 들어와도 그 노래에 대한 사연을 이야기를 해주거나 DJ의 멘트가 있는 음악카페가 거의 전무한 것이 못내 아쉬웠던 터였다. 그런데 최근에 분당에 모든 곡에 대한 의미와 사연을 들려주는 유명한 디제이가 있다는 소문을 듣고 분당 수내동에 있는 뮤직온이라는 LP 카페를 찾아가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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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온 LP카페 강상문 대표

뮤직온 카페는 그리 크지 않은 내부에 LP가 빽빽이 꽂힌 뮤직박스와, 간결하면서 음악다방 분위기를 세련되게 재현한 인테리어가 요즈음 세대들한테도 제법 어필할 만한 멋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영화 써니의 한 장면을 보는 듯도 하다.

 

뮤직온에 들어서는 순간 홀 전체에 울리는 음악이 두 귀를 사로잡는다. 카페 전체에서 섬세하면서도 깊게 울려 퍼지는 깔끔한 음질이, 스피커나 앰프가 결코 예사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카페 사방에 설치된 중후한 명품 스피커들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정교하게 계산되고 설계된 고음질의 음악들!! 팝 음악에 가장 특화되어 있다는 JBL4344 그리고 카페 음악에 최적화된 JBL L-65 두 쌍의 스피커가 절묘한 콜라보레이션 사운드를 뿜어내고 있었다.

 

그곳의 디제이 박스에서 한창 음악을 설명하고 계시는 뮤직온 LP카페 대표자 DJ인 강상문 대표는 마치 라디오 음악 방송을 듣는 듯 그 나직하면서도 멋진 꿀성대 목소리가 대단한 내공의 소유자임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손님들이 신청하는 모든 노래마다 다 해설을 곁들이는데 그 내용이 간결하면서도 섬세하고 정확하다. 그 노래가 만들어진 배경, 노래의 의미, 아티스트에 대한 정보나 에피소드까지. 노래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들이 전혀 막힘없이 그의 입에서 술술 나온다.

 

거기다가 노래가 나오기 전 그 팝송의 가사까지 정확하게 번역하여 해설해 주는데 그의 멋진 목소리로 가사를 말하니 마치 성우가 한편의 감성적인 시를 낭독하는 듯도 하다. 무얼 특별히 보고 읽는 것 같지도 않은데 재즈며, 포크, 락까지. 그는 모든 팝송을 거의 꿰고 있는 듯 했다.

 

그저 곡이 좋고 가수가 좋아 생각 없이 듣고 따라 부르던 노래들이 뮤직온에서는 강 대표의 목소리를 통해 새롭게 의미가 부여되고 향기가 입혀져 그 노래가 나만의 새로운 감성의 노래가 되어 나의 심장에 울림이 되는 감동을 선사하고 있었다. 사실상 뮤직온 LP카페 대표인 강 대표는 70년대 종로에서 유명한 음악다방 디제이 출신에 음악 감독을 역임한 대단한 실력자이다. 강 대표를 만나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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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온 LP카페 내부 모습

이렇게 신청곡을 틀어줄 때마다 설명을 곁들이는 이유가 있는가?

모든 팝송에는 그 노래가 만들어진 문화적, 사회적, 시대적 배경이 있고 그 노래를 만든 뮤지션들의 처절한 영혼이 숨어 있다. 때로는 분노, 때로는 사랑, 그리고 때로는 기쁨과 고독의 감정이 멜로디와 가사에 그대로 녹아 들어가 있는 것이다. 오랫동안 음악을 공부하고 수집하는 동안 그 노래의 의미와 그 노래가 만들어지게 된 사연들을 알게 되면서 이 모든 정보를 혼자만 가지고 있기에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3년 전 이 카페를 오픈하게 됐다. 그래서 신청하신 음악에 대한 스토리 텔링과 노래 의미 등을 알려드려서 그 노래가 고막을 통과하는 순간 더욱더 맛있게 들을 수 있도록 하고자 굳이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국 각지에서 음악 애호가들이 많이 찾아주시고 계신다.

 

많은 음악지식들을 오랫동안 음악을 수집하며 모든 음악을 감상하고 그 음악에 관해 리서치를 하다보니 그 음악이 만들어진 사연이라든가, 그 음악의 의미 등을 저도 모르게 암기하게 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약 6만 5천곡 정도는 그 노래에 관한 정보를 암기하고 있다. 또한, 매일매일 새롭게 올라오는 신곡들에 대해서도 매일매일 그 정보를 수집하고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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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온 LP카페

LP는 얼마나 소장하고 계신지?

저희 카페에는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약 7천장 정도의 원본 LP판을 가지고 있고 약 17년간 LP 음악을 음원 파일로 전환하는 작업을 하여 그렇게 LP 사운드 음원파일은 약 65먼곡 정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약 6만5천곡 정도의 고화질 뮤직 비디오도 가지고 고 최신 음악과 가요도 항상 무손실 파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서 원하시는 모든 노래를 최고의 스피커에서 뿜어내는 최고음질의 사운드로 다 들으실 수가 있다.

뮤직온 LP카페 대표로써 앞으로의 목표와 방향은?

이 뮤직온이 음악을 사랑하시는 모든 애호가들에게 진정으로 멋진 음악을 감상하실수 있는 사랑방으로 지역사회에 널리 알려지고 유튜브를 통해 제가 알고 있는 음악 지식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채널을 지속적으로 구축하는 것이다.

노래를 신청할 때마다 그 모든 노래에 대한 사연과 의미를 설명하여 주는 대한민국에서 흔치 않은 LP카페 뮤직온. 그의 남다른 음악에 대한 열정과 엄청난 지식은 앞으로도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을 명소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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