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성추행 혐의' 전 서울대 교수, 국민참여재판서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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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MBN News 유튜브 영상 캡처)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서울대 교수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김승정)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전 서울대 교수 A씨의 국민참여재판 두 번째 기일을 열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제자를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서울대 교수가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정수리를 만진 사실 및 이에 대한 피해자의 불쾌감은 인정되지만 이를 강제추행으로까지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일부 공소사실에 대해선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라고 할 것인데 이에 대한 피해자의 진술의 구체적 내용이 일관되지 않거나 번복되고 있다”며 “피해자 진술만으론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 공판에 참여한 배심원 7명 모두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을 내렸고 재판부는 배심원 의견을 받아들여 무죄로 판결했다.

 

검찰은 선고에 앞서 A씨에게 징역 6개월 및 취업제한명령 5년을 구형하면서 배심원들에게 “피해자가 겪은 범행 당시 수치심과 고통을 헤아려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오랫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현재까지도 고통받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에 대한 피해 진술까지 해야 했다.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반면 A씨 측은 최후변론에서 “(A씨의 행동이) 불쾌했을 수 있고 피해자에 대해 미안한 감정도 있지만, 부적절하다고 해서 무조건 강제추행이 성립되지는 않는다”며 “피해자 말이 일관됐는지, 진술을 오염시킬 다른 정황이 없는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 2015년, 2017년 해외 학회에 동행한 제자 김모씨를 각각 한 차례, 총 두 차례에 걸쳐 성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최종 의견진술에서 “이 사건 본질은 권력형 성범죄다. 2차 가해를 겪은 다른 사람들은 당연히 신고를 못 했을 것이기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남은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잘못된 학과 문화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씨 측은 전날 공판에서 2015년 당시에는 추행 의도가 없었고, 2017년 당시 혐의 내용은 사실관계 자체가 다르다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진술은 다른 조력자들에 의해 오렴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에 김씨는 범행 직후 “너무 당황스럽고 불쾌하고 기분이 더러웠다. A씨가 신체접촉에 대해 자신에게 동의를 구한 적이 없었다”고 재차 박박했다.

 

또 “대학원 생활 중 ‘한국에서 교수하고 싶으면 나한테 잘보이라’는 (A씨의) 말을 수시로 들었다”며 “불만을 표시하면 졸업을 못할까봐 당시에 바로 저항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사건은 김씨가 A씨에 대해 정직 3개월을 권고한 서울대 인권센터 결정에 불만을 표했고 아휴 실명 대자보를 붙이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김씨는 2019년 6월 A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으며 A씨는 2020년 1월 불구속 기소됐다.

 

서울대는 A씨를 학내 교원징계위원회에 넘겼고, 징계위는 2019년 8월 해임 처분을 의결했다. 해임 사유는 성추행 의혹 외에 제자의 연구 성과물을 가로챘다는 내용의 연구윤리 위반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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